불친절이 매력

그런 글을 본 적 있다.
고유의 것을 영어로 번역할 때
일본은 사무라이를 SAMURAI로 번역하는 식이라면,
한국은 도깨비를 고블린으로 번역하는 식이라고..
도깨비와 고블린은
전혀 다른 개체인데 말이다
사람은 언어를 기반으로 상상한다
때문에 ‘고블린’이라 들은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도깨비가 아닌,
서양의 고블린을 떠오르게 될 것이다
실체와 인지 사이에
이격이 생기는 것.
고블린으로 번역한 이들의 입장도
이해 못할 건 아니다
낯선 문물을 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그들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을 빌려 설명하는 건
익숙한 전략이니깐.
문제는 그런 전략이 오히려
우리만의 매력을 죽인다는 것이다

얼마 전,
두 개의 대비되는 광고를 봤다
하나는 외국계 기업인 구글이
한국화를 모티브로 풀어낸 광고이고
다른 한 광고는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을
반고흐 작품처럼 풀어낸 광고였다
두 작품을 보며
고블린과 SAMURAI 이야기가
떠올랐다
도깨비를 DOKEBI가 아닌
고블린으로 번역하는 것과
한국의 매력을
반고흐 작품으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의 것을 ‘그들이 아는 것’에 
빗대어 표현하는 점에서 
닮아 보였기에.

그럴 필요 있었을까?
우리는 우리 그대로의 매력을 갖고 있는데
그들에게 친절한 개념으로 표현하다보니
우리의 진짜 매력과 이격이 생기는 것 아닐까.
구글에서 한국화를 모티브로 만든 광고,
외국인이 봐도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은데..
정작 우리를 표현할 땐 왜
우리의 매력 그대로를
살리려 하지 않는 것일까..
너무 그들의 시선을 신경쓰다보니
오히려 우리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이럴때야말로,
불친절이 매력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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